한국자치학회는 2006년 창립한 현장 중심형 학술단체로서
주민자치 실질화를 통해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100대 국정과제 중에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목표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치분권’을 전략으로 천명하면서‘ 획기적인 자치분권 추진과 주민 참여의 실질화’를 과제로 천명했다. 진심으로 환영한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앞서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에 대해서 짚어보기로 하자. 풀뿌리 민주주의는 grassroots democracy의 번역어다. 여기서 grassroots를 풀뿌리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democracy를 민주주의(民主主義)로 번역하는 것은 일본의 학자가 저지른 의도적인 오역이다. 그 오역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바로잡지 못하고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제(民主制)로 번역하는 것이 맞다.


풀뿌리 민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몇 개의 산(山)이 있다. 먼저 분권(分權)이라는 산이다. 다음 자치(自治)라는 산이다. 그 다음이 균형(均衡)이라는 산이다. 중국에서는 분권제형(分權制衡)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분권력과 자치력 그리고 수권력
먼저‘ 분권’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분권의 함의(含意)는 힘을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하자는 것이다. 분권에는 수직적인 분권이 있고, 수평적인 분권이 있다. 수직분권은 국가기관 상하 간의 분권으로 관료들 간의 분권이다. 수직적인 분권은 국가의 일을 지방에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국민들이 잘 살 수 있고, 국가가 부강해지는데 국가와 지방이 힘을 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직분권을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부강을 위해 동의하는 기획(企劃)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평적인 분권은 국가-시장, 국가-사회 간에 이뤄지는 분권이다. 국가 차원의 국가-시장-사회의 분권이기도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지역시장-지역사회 간의 분권이기도 하다. 수직적인 분권이든 수평적인 분권이든 분권력이 있어야 한다. 각각의 주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나눠주는 능력, 그리고 나눠주고도 성공할 수 있도록만드는 분권력(分權力)이 있어야 한다. 그 분권력은 국가의 정책기획력에 의해 이뤄진다. 국가가 분권력이 있는 경우는 자치력이 지방에서 배태되고, 균형력이 지방에서 배태될 수 있다.


분권력은 분권의 의지와 분권의 정책으로 이뤄지는데, 문재인 정부가 분권의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했으니 이제는 정책을 기획해야 한다. 분권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공학적 사무의 분류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국가-지방 간에서는 지방이 수권력을 갖춰야 하고 국가-사회 간에서는 사회가 수권력을 갖춰야 한다.


자치력(自治力)은 분권-수권의 관계에서 수권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래서 분권 없는 자치도 없지만, 자치 없는 분권도 없다. 수직분권에서 중앙의 관료는 분권력, 지방의 관료는 자치력이 있어야 한다. 수평분권에서는 정부의 관료는 분권력, 지역의 주민들은 자치력이 있어야 한다.

 

주는 능력, 그리고 나눠주고도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드는 분권력(分權力)이 있어야 한다. 그 분권력은 국가의 정책기획력에 의해 이뤄진다. 국가가 분권력이 있는 경우는 자치력이 지방에서 배태되고, 균형력이 지방에서 배태될 수 있다.


분권력은 분권의 의지와 분권의 정책으로 이뤄지는데, 문재인 정부가 분권의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했으니 이제는 정책을 기획해야 한다. 분권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공학적 사무의 분류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국가-지방 간에서는 지방이 수권력을 갖춰야 하고 국가-사회 간에서는 사회가 수권력을 갖춰야 한다.


자치력(自治力)은 분권-수권의 관계에서 수권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래서 분권 없는 자치도 없지만, 자치 없는 분권도 없다. 수직분권에서 중앙의 관료는 분권력, 지방의 관료는 자치력이 있어야 한다. 수평분권에서는 정부의 관료는 분권력, 지역의 주민들은 자치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사무총조사와 직무분석 실시해야
현재 대한민국의 주민자치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조선의 향촌자치 전통이 일제에 의해 사라진 후 아직까지 주민자치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경험도 없고, 인식도 없으며, 당연히 주민들이 자치를 하겠다는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 주민들의 자치에 대한 인식도 없고 동의도 없는 상황에서 주민자치센터를 만들면서 주민들을 소외시키고, 주민자치위원회를 만들면서 주민들을 소외시키고는 주민자치를 한답시고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하는 행정자치부의 어리석음이 문재인 정부에서는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공무원이었다는 이유와 행정학 교수라는 이유로 주민자치를 쥐락펴락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주민자치정책이 방향도 잡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행정구역 개편에 읍·면·동 주민자치화라는 무지하기 짝이 없는 발상을 한 국회의원의 주장을 주민자치회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바로잡지 못하고, 연구용역의 연구원이 되서 학자적인 양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혹평을 하고 싶다. 정치인이 잘못 끼운 첫 단추를 학자들이 바로잡지 못하고, 그다음 단추를 끼워서 어긋나게 했으며, 행정자치부 관료들이 그다음 단추를 또 잘못 끼워서, 이제는 다음 단추를 아무리 끼워도 주민자치는 주민자치의 방향으로 갈 수 없게 됐다. 그러므로 관료의 자치력과 주민의 자치력은 분권의 전제가 된다.

 

문재인 정부에게 바란다. 분권을 하기 위해서는 성공할 수 있는 분권을 가능하게 하는 ‘사무총조사’와 동시에‘ 직무분석’을 실시하라.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서는 안 된다. 엄격한 직무분석을 통해서 비로소 수직분권도 가능하고, 수평분권도 가능하며, 관료의 자치력도 주민의 자치력도 형성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사무총조사나 직무분석을 국책연구기관에 맡기지 말고, 외국의 컨설팅기관에도 맡기지 말라. 국책연구기관의 능력으로는 직무분석을 할 수 없고, 외국의 컨설팅기관은 직무분석의 결과만 보고해, 결국은 직무분석이 정책의 자료만 되고 말게 한다. 중견급 국책연구원의 연구원들과 정부부처의 관료들이 직접 현장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힘이 들어도 분권과 자치를 가능하게 하는 정책을 만들어 낸다면, 그 과정들이 경험으로 내재가 돼 더 발전된 분권과 자치를 가능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2017년 8월

한국자치학회 전상직 회장

 

Posted by 한국자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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