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2025년) 서울 인사동 태화빌딩에서 제1183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이정배 감신대 명예교수가 「개벽 신학의 세 토대로서 공空‧공公‧공共」를 주제로 발제했으며, 신익상 성공회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습니다. 지정토론에는 안삼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최흥석 고려대 교수가 참여했습니다.
이정배 교수는 공공 개념을 공空‧공公‧공共의 세 차원으로 확장해 개벽 신학의 핵심 틀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서구 문명이 자본과 기술 중심으로 한계에 봉착했음을 지적하며, 기후 붕괴와 전쟁, 불평등의 위기를 배경으로 개벽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개벽은 ‘다시 세상을 크게 여는 것’으로, 기존 질서와 다른 문명 전환의 의지를 담은 개념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독교는 그동안 개벽 사상과 경쟁하거나 이를 외면해 왔음을 비판했습니다.
이 교수는 다석 유영모의 사유를 경유해 동학과 기독교의 접점을 모색했습니다. 공空은 종교적‧세계관적 차원으로, ‘없음’과 허공을 존재의 근원으로 이해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동학의 무위이화, 다석의 ‘없이 있음’, 노자의 무위 사상과 연결된다고 밝혔습니다. 공公은 공空이 육화된 것으로, 자본주의가 사유화한 공적 영역을 회복하는 경제적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共은 공空을 지향하는 삶의 에토스로서 공公을 실천하는 정치적 동력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공共은 공생공빈의 삶, 즉 최소한의 물질로 함께 사는 정치적 덕목을 지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세 공은 각각 종교적 과제, 국가적 소임, 시민사회의 정치적 책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개벽적 기독교를 위해 무엇보다 공空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구 기독교는 신을 대상화함으로써 ‘없음’의 사유를 놓쳤다고 비판했습니다. 다석의 하느님 이해는 비대상적 존재로서 인간 내면의 ‘바탈’에 깃든 존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시천주와 인내천 사상과도 연결된다고 밝혔습니다. 허공은 모든 존재의 토대이며, 없이는 어떤 존재도 성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적인 것은 본래 존재하지 않으며, 공空은 필연적으로 공公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본주의는 공유지를 약탈하며 공公을 사유화해 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치는 공共을 망각한 채 대의 민주제의 한계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대안으로 두레와 민회, 아고라와 같은 직접적 공공 공간의 회복을 제시했습니다. 종교는 전달자가 아니라 수용자의 입장에서 공空 사유를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벽 신학은 교회가 아닌 아고라 광장에서 문명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 안삼환 교수는 한국 개신교가 ‘비움’과 ‘가난’의 정신을 상실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발제에서 제시된 공空‧공公‧공共 개념이 오늘날 사회 문제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본주의와 결합한 기독교가 공유지를 사유화하는 데 가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정배 교수의 논의가 ‘자치가 실현되는 마을 공동체’라는 주민자치 담론으로 확장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개벽 신학이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를 제기했습니다.
최흥석 교수는 공空과 ‘없음 있음’ 개념의 철학적 깊이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실패한 역사를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지라는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습니다. 공공재 확대가 실제로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탈성장 논의가 기후 위기뿐 아니라 인공지능 위험에도 적용 가능한지 질문했습니다. 종교적 처방이 사회과학적 대안과 어떻게 구별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주민자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citizenaut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