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학회 8월 22일 부산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경영관 아람홀에서 “광복 80년, 한국정치의 도전과 응전”을 대주제로 2025 하계학술대회 개막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사)한국정치학회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한반도평화국립대네트워크, 부경대학교 국가전략사업단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주민자치학회 등 9개 기관이 후원했으며, 학계와 정치·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3일간 이어졌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3일간 50여 개의 세션으로 진행되며, ▲광복 80년 한국 정치사의 성찰 ▲2025년 대통령선거 평가 ▲분단과 통일, 평화 문제 ▲지방정치와 주민자치 ▲정당·의회·행정 개혁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개막식에 이어 다양한 패널과 토론이 시작되며 한국 정치가 직면한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이어졌습니다.
21일 열린 한국주민자치학회 제1세션의 좌장은 이현출 건국대 교수가 맡아 주재했습니다. 먼저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제도적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국 지방자치가 완성된 제도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집권 구조가 여전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가 강화되면서 지방정치는 독자적 역동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방은 존재하나 자치는 요원하다”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방정치 개념의 체계적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습니. 이와 관련해 △강건한 중앙집권체제의 지속, △수도권 1국 체제에 따른 중앙-지방 격차 확대, △적극적인 시민참여의 부재(의식의 문제) 등을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신재혁 고려대 교수는 주민 생활권의 최일선 단위인 읍·면·동이 여전히 임명제로 운용되면서 임명권자(시장·군수·구청장) 중심의 이해관계에 종속되고 주민에 대한 책무성·반응성·조응성이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역사적으로 1956년 직선 도입→1958년 임명제 환원→1960년 재도입→1961년 지방자치 중단 이후 임명제의 지속이라는 궤적을 따라왔으며, 최근 직선제·주민추천제 논의가 재점화 됐지만 법령 정비 난점, 행정·재정 부담, ‘마을의 과도한 정치화’ 우려 등으로 제도화가 지체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토론자인 김은경 교수는 한국 정치학계에서 지방정치가 독자적 연구영역으로 정립되지 못하고 중앙정치에 종속된 시각이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방정치를 지방선거나 지방정부 운영에 한정하지 말고 주민자치와 생활정치까지 포함하는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방정치는 민주주의 심화와 직결되는 만큼 연구와 교육에서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상응 교수는 한국 정치학 교육에서 지방정치 연구와 교육이 매우 빈약하며 지방정치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방정치의 핵심 목표는 ‘문제 해결 민주주의’가 되어야 하며 대표성·행정·재정의 3대 분권이 필수라고 제시했습니다. 현 지방선거는 중앙정치 영향력이 크다며 읍면동장 직선제와 정당공천제 폐지, 지역정당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김흥주 연구위원은 주민자치 제도는 확대됐지만 실제 운영은 행정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주민자치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려면 법적·재정적 권한 강화와 실질적 의사결정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도 개선과 함께 주민 역량 강화 교육이 병행될 때 진정한 지방정치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22일 열린 제2세션은 조영호 서강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습니다. 첫 발표자인 윤왕희 성균관대 선임연구원은 현행 정당·선거제도가 정책정당·정책선거의 발전을 가로막고, 양대 전국정당 체제가 혐오·배제 담론의 적대정치를 고착화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소선거구 단순다수제하에서 두 거대 정당이 구조적으로 재생산되므로 당분간 제도개혁이 막힌 현실을 감안하면 지역수준에서 실질적 선택지를 제공하는 ‘한국형 지역정당’ 도입이 대안이라고 제시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박영환 영남대 교수는 ‘정책programmatic 중심의 정당체계’와 양립할 수 있는 지역정당 모델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인도의 지역정당 성공 사례를 분석해 한국에서 지역정당이 정책정당으로서 자리 잡는 데 필요한 구성요건을 추출하고, 규범적(민주주의 강화) 논의와 경험적 사례를 결합하여 한국형 모델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토론에서 유성진 교수는 정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도 흔들린다는 점에서 중앙정치에 예속된 한국 지방정치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프로그램 지역정당 모델에 공감하면서도 선거제도 구조와 중앙정치 중심 선거 환경 속에서 제도 개편과 주민 신뢰 회복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진 팀장은 적대적 양당 구조를 넘어서려는 지역정당 구상은 타당하지만 별도 지역정당법 제정보다는 정당법 개정이 현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구당 부활 논의와 지역정당 논의가 혼재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기초단체 수준에서 허용 여부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프로그램 지역정당 모델과 인도 사례의 적용 가능성에는 한계가 있으며 한국의 제도·사회 조건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병근 교수 발표가 한국형 지역정당 모델과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정책 중심 지방정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학문적 의의를 평가했습니다. 다만 지역정당의 적용 범위, 전국정당으로의 발전 가능성, 국고지원 여부 등 제도 설계의 핵심 쟁점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기했습니다. 생활정치 실현만으로는 지역정당 허용의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으며 정당 설립 요건 완화와 선거제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주민자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전문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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